About _(?H??un)
안녕 안녕 안녕하세요? 저는 누구일까요?
저는 ???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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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er Way of Living
거실에서 담요 한 장만 덮고 낮잠을 자는데 발끝에 선선한 바람이 닿아 간지러워 카펫에 문질 문질 발을 비볐어요. 가을이구나, 하고 생각했어요. 가을이 제철이구나 싶더라고요. 몇 주 전에 아직은 여름이 미련 있게 남아있을 때, 저도 괜히 아쉬워서 가지를 사다가 가지 카레를 만들었어요. 가지는 여름이 제철인 식재료거든요. 그런데 재료 손질을 할 때 주방에서 상큼한 내음이 느껴졌어요. 주방에 딱히 뭐가 없었거든요?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지를 코에 바짝 대고 냄새를 맡아봤는데요. 가지에서 풋사과 향기가 나고 있었어요. 깜짝 놀랐어요. 냄새가 너무 좋은 거예요. 그게 다 제철이라서 그래요. 가지도 제철에는 풋사과 향을 풍길 수 있더라고요. 제철이라는 게 그런 거죠. 다 때가 있고… 누구나 때가 있는가 봐요? 계절도 그렇고 가지도 그렇고.. 사람도 제철이 있을까요? 흔히들 리즈시절이라고 표현하는 그때가 제철일까요? 며칠 전에 친구랑 얘기를 하다가요, 사람은 15년을 살면 망가지는 것 같다는 얘기를 했어요. 그러면 사람의 소비기한은 15년인 걸까요. 15년을 넘기면 폐기해야 할까요… 그러면 인간의 제철은 15년을 채 살기 전에 있는 걸까요. 그런데 보통.. 15년 이상 살아도 꾸역꾸역 또는 수월하게 또는 그냥저냥 다 살아가잖아요. 주변에 보면 15살을 넘겨서도 제철인 것 같은 사람들이 꽤 많던데요. 다들 멋있게 살더라고요. 저도 제철을 맞을 수 있을까요? 제철은 그냥 살다 보면 오는 걸까요, 아니면 노력해야만 받을 수 있는 걸까요? 그런데요. 낮잠 잘 때 느꼈던 바람이 사실은 선풍기 바람이었더라고요. 몰랐어요. 진짜 가을바람인줄 알고 기분이 좋아서 발을 발끼리도 비비고 카펫에도 문질렀는데, 자고 일어나서 보니까 거실 한켠 구석에서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더라고요. 그 바람에 가을이 제철인 줄 알았어요. 깜빡 속았죠. 그래서 생각했는데요. 그냥 제철인 줄 알고 살면 좋지 않을까요. 언제 제철이 올 때까지 기다려요.. 안 올 수도 있는 거고… 그냥 직접 제철한테 가는 거죠.. 그냥 나 지금 제철이구나 하고 사세요. 그런 식으로 살아봅시다. 사랑인지 뭔지 모를 마음으로 사랑을 하고요. 좋은 거 있으면 플래시 터뜨려가면서 사진 찍고요. 케이크에 초 꽂고 불도 붙이고요. 공부도 하고요. 감자튀김을 셰이크에 찍어서 먹기도 하고요.. 다 제철이니까 하는 거죠. 착각한 제철도 행복을 주던데요?